ChatGPT에게 초6 딸이 대화를 시도했다

Chat GPT를 처음 사용해 보고 놀랍고 재미있어서 저녁을 먹으며 아이들과 ChatGPT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기 전에 노트북 앞에 앉아 이것저것 AI에게 질문을 던져봤는데 옆에 있던 초6 딸이 본인도 질문할 게 많다고 해서 ChatGPT와 대화를 나누게 했다. 

 

ChatGPT와 초6딸의 대화

 

ChatGPT와 초6 딸의 대화

첫 질문은 사실 "물이 먼저야 수소가 먼저야"였고, 대답은 "물이 먼저입니다"였다. 분명 틀린 답이라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아마도 가나다 순으로 물이 먼저라는 뜻으로 대답한 것 같아서 질문을 바꿔보라 했다. 

"우주에 물이 먼저 만들어졌어 수소가 먼저 만들어졌어?"

수소와 헬륨이 먼저 만들어지고 물이 생성되었다고 대답이 나왔다. 

 

아이가 정확하게 질문을 수정하고 다듬는 연습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글로 질문을 하면 조금 시차를 두고 대답을 해서 영어로 질문하기 시작했다.

"Who made math"

도대체 누가 수학같은 과목을 만들어서 자기를 힘들게 하느냐가 본심이었을 테지만 짧게 질문을 남겼다. 

바빌로니아인까지 나오는 고대 문화, 문명에서부터 수천년동안 발전되어 온 학문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재미있는 질문이 생각나서 산타 클로스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대답이 기똥찬다. 마지막 문장에서 무릎을 탁 쳤다.  "육체적 존재로서의 산타클로스의 존재는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는 것이 아니라, 인물과 관련한 관대함과 친절의 정신이 사람들의 행동과 행동양식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파파고에서 번역을 돌렸으나, chat 창에 "한글로 번역해줘"라고 치면 더 빠르다.

ChatGPT와 초6딸의 대화

요즘 우리 딸이 누군가를 만나면 꼭 던지는 질문, 빨대 구멍이 몇개인가?

딸은 빨대 구멍은 연결되어 있는 하나라고 주장한다. 종이에 구멍을 "하나"뚫는 상상을 한 다음에 종이를 두껍게 늘린다고 하면 구멍이 두 개가 되느냐? 이렇게 반문하면서...

안타깝게도 AI는 구멍이 2개라고 했다. 양쪽에 하나씩..  hole의 개념이 동그란 구멍을 말하는 거라 그럴까. 우리 딸이 말하는 구멍의 개념은 관의 속성까지 포함한 거라고 생각이 되네. 

 

다음 질문은 기가 찬다. 

하루에 똥을 몇 번 쌀 수 있나? 사실 원하는 질문은 하루에 최대로 몇 번까지 싸나? 였을 텐데... 

 

이거 말고도 엉덩이는 몇 개인가,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는, 인스타 팔로워수가 가장 많은 사람은? 이런 질문도 하며 아이와 한참 깔깔대며 놀다 보니 그만 질문하란다. 1시간에 할 수 있는 질문을 초과했다던가? 그런 메시지가 떴다.

 

 

느낀 점

 

고작 몇 번 사용했지만 출근하면 사무실 직원들에게 Chat GPT를 꼭 사용해 보라고 열변을 토하는 내가 느끼는 점

 

질문을 잘해야 한다

 

누군가는 단편적인 대답만 한다라고 말을 하는데, 질문을 구체적으로 잘하고, 조금 더 전문적인 답변을 원한다고 말해본다던가 나와 대화하는 AI를 단련을 시키다 보면 기대에 부응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글로 질문하고 답변받는 속도가 영어로 하는 것과 차이가 난다

 

실제로 영어로 답변을 받았을 때 10개가 넘는 리스트를 막힘없이 써내던 AI가 한글로 번역해 달라니까 5번까지 쓰다가 멈췄다. "왜 멈춰"? 하니까 텍스트 제한으로 몇몇 답변이 잘렸다면서 이어서 하겠다고 하더라.. 그러고는 계속 써나가다가 다시 멈춰서 "계속해야지"하니까 답변을 이어나갔다. 제대로 말 안 듣는 AI와 소통하는 재미는 있었으나 한글에서 버벅댄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가적인 이점

 

영어실력이 늘겠다. 문장을 제대로 쓰지 않아도 스펠링이 틀려도 알아서 이해하고 답변은 해주는데, 질문을 고민하면서 작문을 하게 되고, 제대로 된 답변을 얻고자 질문을 자꾸 paraphrase 하게 되고 가다듬게 된다. 더 쉽고 명확하게 AI에게 질문을 전달하고자 노력하면서 공부가 되겠다. 물론 한국어로 질문할 때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