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야기 / / 2022. 11. 21. 23:41

낭만주의 대표 음악가, 피아노의 음유시인 애증의 쇼팽

반응형

아름다운 음악, 악보를 가지고 노는 듯한 연주. 나는 쇼팽을 사랑한다.

고전주의가 저물고 사람들은 기존의 형식적인 틀에서 벗어나 음악가 본연의 정서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상상에 의한 작곡과 표현을 더 높이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술은 이성이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상을 표현해야 한다는 시대적 분위기였죠.

피아노를 취미로 배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가 쇼팽입니다. 쇼팽의 음악은 화려하고 아름다워 훌륭한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으면 금방 곡에 매료되고 맙니다. 제가 흉내 낼 수 없기에 쇼팽은 저에게 애증의 작곡가입니다. 

 

프레데리크 프랑수아 쇼팽(Frederic Francois Chopin, 1810년~1849년)

쇼팽은 1810년 폴란드 바르샤바 인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쇼팽의 아버지는 프랑스 농부의 아들이었지만 폴란드에 정착해서 프랑스어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폴란드인이었던 어머니가 어린 쇼팽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는데 어머니의 실력을 금세 뛰어넘게 됩니다. 여섯 살에 쇼팽에게 전문적인 음악가를 선생님으로 모셔왔지만 금세 선생님을 뛰어넘었고, 여덟 살에 새로운 스승을 맞이했지만 또 스승을 뛰어넘는 놀라운 실력을 보여줍니다. 

가르칠 게 없다며 수많은 선생님들이 거절했던 파가니니가 생각이 나네요. 

 

쇼팽은 피아노 연주 뿐만 아니라 작곡에도 재능이 있어 여덟 살에 작곡한 곡을 출판하기도 합니다. 쇼팽은 폴란드에서 일약 대스타가 됩니다. 당시에 유명한 음악가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출신이 많았는데, 폴란드에서 훌륭한 음악가가 나왔으니 폴란드인들에게 자랑이었죠. 게다가 쇼팽 또한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와 같은 고전주의 작곡가를 존경하는 한편, 폴란드 민속음악에도 심취하여 폴란드에 대한 사랑을 작곡으로 많이 표현합니다. 

 

쇼팽의 스승이었던 아달베르트 지브니는 1818년, 여덟살이었던 쇼팽이 아달베르트 기로베츠의 피아노 협주곡을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가르칠 게 없다며 쇼팽이 스스로의 재능을 자유롭게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쇼팽은 오스트리아 빈으로 진출하여 슈만의 극찬을 받았지만, 당시 폴란드가 러시아에 대항해 혁명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고는 러시아와 동맹관계였던 오스트리아를 떠나지만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에 도착했을 때 잔혹한 러시아군에 의해 폴란드가 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합니다. 폴란드를 사랑했던 쇼팽은 이때의 분노와 가족들에 대한 걱정 등 격앙된 감정을 담아 작품을 남기는데요, 제목이 "혁명"입니다. 

 

이후 쇼팽은 파리에 정착해서 연주회를 열었는데 큰 호평을 받고 유명인이 됩니다. 특히, 리스트와 멘델스존을 만나 교류하게 되지요. 쇼팽은 다른 사람이 흉내낼 수 없었던, 상상하지 못했던 감성적인 연주를 선보였는데, 페달을 활용한다거나 리듬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았다고 할 만큼 자유자재로 박자를 조절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연주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연주 기법을 "루바토"라고 합니다. 

 

쇼팽의 연인, 조르주 상드

쇼팽은 친구 리스트에게 조르주 상드라는 여인을 소개해준다. 엄밀히 말하면 리스트가 사랑의 도피를 했던 유부녀, 마리 다구 백작부인의 친구였다. 조르주 상드는 여장부 같은 느낌이었던 것으로 여러 책에 소개되어있다. 상드에게는 자녀가 둘이 있었고 폐결핵을 앓던 쇼팽을 아들처럼 헌신적으로 보살폈습니다. 덕분에 쇼팽이 많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되었지만 둘 사이도 멀어져 헤어지게 됩니다. 상드는 소설가였는데 그녀의 이야기에는 쇼팽에 대한 내용이 종종 담겼다고 한다. 특히, 쇼팽과 자신의 이야기에 기반을 둔 소설, Lucrezia Floriani를 발표하기도 했다. 의지할 곳 없던 쇼팽은 스코틀랜드의 귀족 출신 여성 팬의 도움으로 영국에 초대받아 이동하였지만 연주회와 강습 등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영국의 음산한 날씨마저 쇼팽의 건강을 해쳐 파리로 다시 돌아오게 되지만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서른아홉 살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피아노의 시인, 주요작품

쇼팽은 200곡이 넘는 작품을 남겼는데 대부분이 피아노 작품이다. 현악기에 자신이 없었던 것인지, 피아노에 대한 찬미인지 모르겠지만 음악 역사상 쇼팽만큼 한 가지 악기에 집중하여 작품을 발표한 음악가가 드물다. 

쇼팽은 에튀드, 녹턴, 왈츠, 마주르카, 폴로네즈, 프렐류드, 발라드, 소나타, 스케르초, 즉흥곡, 론도 등 정말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제가 가장 즐겨 치는 곡은 녹턴이지만 가장 치고 싶은 곡은 즉흥 환상곡입니다.

쇼팽의 대표곡은 빗방울 전주곡(Prelude op.28 no.15), 스케르초 2번 (Scherzo no.2 op.31), 회상 (Etude op.25. no.5), 폴란드의 춤곡이죠 폴로네이즈 영웅 (Polonaise op.53 "Heroic"), 녹턴 (Norturne op.9 no.2), 환상곡 (Fantasy op.49), 즉흥 환상곡 (Fantasie Impromptu, op.66), 발라드 (Ballade no.4, op.52)

한 번씩 쇼팽의 연주를 유튜브로 감상하면 연주자들이 음악에 취해서 영혼의 감정까지 모아 연주를 하는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그것이 바로 쇼팽의 모습이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쇼팽의 곡은 화려한 코다 (곡의 마지막 부분에 클라이맥스처럼 장식되는 부분)의 특징이 있어서 저 같은 초보의 실력으로는 쇼팽을 아름답게 연주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