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야기 / / 2022. 11. 23. 23:35

베를리오즈 그리고 비제, 로마대상 음악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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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대상
로마대상, 베를리오즈와 비제

 

로마대상 Grand Prex de Rome

프랑스 문화가 성장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로마대상입니다. 루이 14세가 만든 예술인 육성 장학제도인데, 1년에 분야별로 한 단명을 뽑아 로마로 유학을 보내주는 제도였습니다. 처음에는 조각과 회화분야로 선발을 하다가 건축, 음악, 판화로 범위가 넓혀졌습니다. 당시 로마대상으로 선발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3년에서 5년 정도 국비로 유학할 수 있었으니 젊은 예술인들에게 명성과 성장의 기회를 부여하는 좋은 제도였습니다. 음악가로는 베를리오즈와 비제, 그리고 드뷔시 등이 있으며 이번 글에서는 베를리오즈와 비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열정적 사나이, 엑토르 베를리오즈 (Hector Berlioz, 1803년~1869년)

베를리오즈는 프랑스 남동부에서 태어났습니다. 의사였던 아버지는 아들 또한 의사가 되기를 원했고, 베를리오즈는 정식으로 악기를 배울 기회가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악기 연주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면서 작곡까지 재능을 넓혀간 것과 달리, 베를리오즈는 작곡으로 성장한 음악가입니다. 

베를리오즈는 아버지의 뜻대로 의대에 진학했다가 작곡가가 되고자 진로를 바꿔 음악원에 입학하여 예술적 경험을 쌓아갑니다. 그러다 어느 날 셰익스피어의 연극 "햄릿"을 보다가 여배우를 짝사랑하게 됩니다. 이때의 감정을 담아 "환상교향곡"을 완성합니다. 5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1악장 꿈, 정열, 2악장 무도회, 3악장 전원의 풍경으로 이어지다 4악장 단두대로의 행진으로 분위기가 급변합니다. 이를 두고, 짝사랑했던 여인이 다른 남자와 이루어지자 홧김에 작곡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베를리오즈는 로마대상에 선발되기 위해 다섯 번을 도전하는데, 마지막 도전 직후 7월 혁명이 일어났고, 베를리오즈 또한 혁명에 참가했다고 합니다. 로마대상 1등을 수상하고 음악을 반대했던 아버지와도 화해를 하고 새로운 연인 마리 모크와 약혼을 한 후, 로마로 국비유학을 갔는데, 약혼자 마리 모크가 파혼을 통보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복수심에 불탑니다. 베를리오즈는 당시 시대적 배경 탓인지 격정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녀 복장을 하고 마리 모크와 어머니, 그리고 마리 모크와 결혼하는 남자, 이렇게 세명에게 복수하려고 계획을 세웠으니까요. 그렇지만 계획을 실행하러 가는 길에 가장 중요한 하녀복을 두고 오고, 거리가 멀어서 복수를 포기했습니다. 이때 작곡한 곡이 "렐리오 : 삶으로의 복귀"입니다. 감정에 충실한 작곡을 하는 베를리오즈.

베를리오즈는 추후 해리엇과 결혼하여 외동아들을 낳습니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에 감탄한 파가니니가 작곡을 부탁하지만, 화려한 기교를 뽐내기를 좋아했던 파가니니의 성에 차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파가니니는 베를리오즈의 곡을 연주하지는 않았지만 베를리오즈를 재정적으로 후원합니다. 이 일화로 베를리오즈는 평생 파가니니에게 감사해하죠. 

베를리오즈는 대규모 악단의 편성, 그리고 긴 연주 시간으로 유명했고 말년에 프랑스에서 거장으로 인정도 받았으나 아내가 연이어 죽고, 아들 루이까지 사망하자 기력을 잃고 2년뒤 사망합니다.

 

조르주 비제(George Bizet, 1838년~1875년)

빚는 프랑스 파리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났습니다. 열살에 파리 국립 음악원에 특별 입학했고, 1857년에 로마대상을 수상합니다. 이때의 나이가 19세였다고 하니 창창한 미래가 보장된 삶을 살았다고 생각됩니다. 로마 유학을 끝내고 파리로 돌아왔을 때 당시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리스트가 칭찬을 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1863년 오페라 "진주 조개잡이"를 발표하고 결혼도 합니다. 결혼 직후 프랑스는 가장 격동의 역사를 맞이하게 되고 작곡을 거의 손 놓고 있다가 연극에 들어갈 음악을 작곡하면서 다시 대중의 이목을 끕니다. 얼마 후 오페라 "카르멘"을 완성하여 공연을 했으나 초연에서 실패하고 3개월 뒤 사망합니다. 비제가 사망한 뒤 "카르멘"은 큰 인기를 얻게 되고 지금도 최고의 오페라 작품 중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오페라가 생소한 일반인들에게 아마 가장 잘 알려진 노래중 하나가 "카르멘"의 "하바네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투우사의 노래"와 "꽃의 노래" 또한 카르멘으로 발표된 곡이죠. 비제가 세계 최고의 오페라 작품을 만들었다는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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